[봄 나들이] 산책하기 좋은 수종사 + 재밌는 노트


낮잠을 자고 일어나면, 뭔가 현실과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기억이 휘발된 느낌이 듭니다. 예전에 같이 취재 갔던 이대성 기자한테 "죽고 난 다음에는 어떤 느낌일까?"라고 물었더니 "글쎄요. 수면에 빠진 것 같은 상태가 아닐까요. 몸과 의식은 사라지지만 영혼은 희뿌옇게 존재하는 그런 상태."라고  했었는데요. 


왜 갑자기 그때 대성이가 한 말이 또렷하게 생각나는지 모르겠네요. 마치 허공 속에 날려버렸던 대화를 무의식이 핀셋으로 집어내서 "자, 여기." 하고 내미는 느낌이랄까요. 오늘 신나게 잤으니, 논문이나 좀 써 볼까 하였는데 의욕이 나질 않네요. ㅎㅎ 블로그 글이나 써 볼까요. 


저번에 (클릭 ☞)  서울 근교 가볼 만한 곳 을 이야기하다가 수종사도 코스에 넣으면 좋겠다고 했었는데요. 생각난 김에 (클릭 ☞) 수종사를 기억에서 소환해 보겠습니다. 



수종사는 H 선생님이 소개한 곳인데요. 서울에서 가까운 남양주라 금방 갈 수 있는 데다, 산 중턱에 지어진 사찰이라 풍광이 매우 뛰어나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모습을 이렇게 앞마당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요. 전망이 탁 트여서 가슴이 시원해지더라고요.



일주문 지나서 있는 '삼정헌'이란 다실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두물머리 경관을 사방에서 즐길 수 있는데요. 다실 사진을 찍어 둔 것 같은데, 찾아 보니 안 보이네요 ㅎㅎ 수종사에 간다면 삼정헌에서 차 한 잔 하시길 바래요. 물맛 좋은 약수로 끓여낸 차 맛이 뛰어나요. 차값은 무료이지만, 마음 가는 만큼 보시하면 됩니다.



여기는 선불장인데, 스님들이 좌선하는 방이더라고요. 저는 사찰 마루에 앉으면 마음이 반들반들해져요. 마루에 걸터앉아서 강아지랑 놀았던 기억이 나네요. 고 녀석 사진이 어디로 갔는지... 아 안 보여서 아쉽네요. 



여기는 대웅보전인데요, 기도발이 있는 절이라 그런지 기도 드리는 분들이 꽤 있더라고요. 



경내를 느긋하게 산책하다 보니, 수종사의 가파른 길을 올라온 수고가 싹 씻기더라고요. 수종사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해서 운전해서 올라오면 곡예를 하는 것 같습니다. 운길산 입구에 주차하고 가볍게 산행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팔당역에 내려서 예봉산 쪽에서 운길산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올라오기도 하더라고요.



수종사는 세조금강산을 다녀오다 바위굴에서 떨어지는 청명한 물소리의 약수를 발견하고 수종(水鍾)’이라 이름을 지어 만든 사찰이라네요. 경내에 은은하게 울려퍼지던 종각 소리가 참 좋더라고요.




눈길을 사로잡았던 이 은행나무는 세조가 직접 심었다고 해요. 500년이 넘었다던데. 높이와 너비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기운을 느껴 보기 위해서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보았는데요. 



압도적인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날카롭고 센 기운이 아니라, 순하면서 듬직한 그런 기운이었어요. 오, 너 참 매력적이다! 




수종사 뒷길을 산책하다가 H 선생님과 기념 사진도 남겨 봅니다. ㅎㅎ



수종사에서 내려오다가  (클릭 ☞)  키친들렀는데요.





벨라온 만큼 경치가 좋은 건 아니지만, 식사류는 괜찮아요. 샐러드 바도 이용할 수 있고, 뭣보다 저는 이 집 고르곤졸라 피자가 맛있더라고요. 



생긴 건 심심해도 바삭한 도우 위에 올린 치즈 풍미가 좋아요. 꿀 찍어 먹으면 입 안이 행복해집니다 ㅎㅎ




목살 스테이크는 좀 퍽퍽한 데다, 소스 맛이 좀 취향 타겠더라고요. 



이날 2층 구석에 앉아서 H 샘과 많은 이야길 나눴는데요. 저는 인복은 좀 있는 것 같아요. 뭔가 만나면 배울 점이 있고, 항상 힘 나는 이야기를 해 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H 샘도 그런 분인데요. 그날 이런 이야길 했었죠. "내가 샘 나이 대로 돌아간다면 스스로한테 이런 이야기를 해 주고 싶어. 상황이 이런데... 내가 지금 이럴 때인가? 나중에 일이 다 해결되고 나면 그때.... 무엇무엇만 해결되면 그때는... 하다가는 시간이 다 지나가 버리니까, 지금을 즐기라고 말해 주고 싶어. 작더라도 웃을 일이 있으면 그 순간에 충분히 웃으며 살라고 . 돌아보면 그래. '왜 그렇게 심각하게 살았을까?' 싶어."


H 샘은 <재밌는 노트>를 쓴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생계랑 상관 없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것, 뭔가 재밌게 할 만한 것, 불쑥 떠오른 기발한 꺼리들을 수시로 생각날 때마다 써 놓는대요. 


저는 방방이라고 하죠? 어릴 때 타던 방방을 한 번 타 보고 싶어서 리스트로 써 두었었는데, 어른들이 탈 수 있는 트램펄린이 진짜 있더라고요. ㅎㅎ 오랜만에 타고 쿨피스 한 잔 원샷했더니 기분이 업~ ^^


이 글을 쓰고 나서는 빅(big)이라고 아시나요? 톰 행크스가 나오는 빅을 보려고 합니다. 어릴 때 오빠랑 채널을 놓고 싸우다가 이걸 봤는데 무지하게 재미나게 봤던 기억이 나서요. 그리고 내일 밤에는 페노미나를 볼 작정입니다. ㅎㅎ


이 글 보시는 분들도, 노트 하나 구입하셔서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것, 뭔가 재밌게 할 만한 것들을 한 번 써 보세요." 단 원칙은, 수입이나 생계, ~해야만 하는 것, 현실에 도움이 되는 것에서 벗어나서... 순수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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