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리더십] 너를 통해 보는 나


요즘 셀프 리더십에 대한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영감을 받은 성격심리학자가 있는데요. 바로 켈리(George A. Kelly)라는 분입니다. 


쉽게 말해서 이 분은 백퍼센트 객관적 진실은 존재하지 않으며, 세계는 자신이 해석하는 방식으로 존재한다고 봅니다. 켈리에게 인생이란 ‘개인 구성 개념’(personal construct : 각자의 프레임)을 통해 겪어나가는 주관적 세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거죠.


그는 성격 평가 기법으로 ‘역할 구성 개념 목록 검사(Role Construct Repertory Test: Rep Test)’를 개발했는데요. 성격이란 한 개인이 세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형성된다는 겁니다.


그의 성격 평가 기법을 맛보기로 예를 들면  


(1) 지금 생각나는 인물 3명만 떠올려 보세요.


(2) 떠올린 3명을 1:2로(한 명과 두명으로) 나눠 보세요. 


(3) 이렇게 나눈 근거는 무엇입니까? 


(예를 들어 김동률, 강동원, 오혁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음, 저는 우선 가수 대 배우로 나누어보겠습니다. 가수: 김동률, 오혁 / 배우 : 강동원. 그리고 이렇게 나눌 수도 있겠네요. 코가 뾰족한 사람(김동률, 강동원) / 덜 뾰족한 사람(오혁) 이 외에도 상대에 대해 깊이 알수록, 더 섬세한 기준을 갖고 1:2로 나눌 수 있을 겁니다. 


지금 제 옆에 있는 N은 이런 근거로 나눴습니다. 

강동원(경상도 사람) / 김동률, 오혁(경상도 사람 아님) 

N은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한테는 남녀노소 정감이 간다고 말합니다. 이런 지역적 호불호도 N의 성격적 요소의 한 부분이라는 거죠.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세 사람을 1:2로 나눈다면 그 나누는 근거가 각각 다 달라질 겁니다. 켈리는 이러한 판단 근거가 개인의 주관적 세계를 구성하는 데 포인트가 된다는 걸 통찰해낸 거죠.


음, 그럼 제가 만들고 있는 프로그램 일부를  올려볼게요.



(1)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남녀노소 구애받지 않고) 떠올려 보세요. 좋아하는 사람이 안 떠오르면 ‘어떤 부분이라도 좋은’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그래도 생각이 잘 안 난다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어떤 속성을 써 보세요.



(2) 반대로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싫어하는 사람이 안 떠오르면 ‘어떤 부분이라도 참 싫은’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그래도 생각이 잘 안 난다면,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의 어떤 속성을 써 보세요.



(3) (1)을 A라고 하고, (2)를 B라고 한다면, 그리고 A가 B의 속사정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면, A가 B에 대해 조금이나마 측은하게(가엾게) 여기는 점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까요?



저는 (1)번 물음, 즉 A에 대해서 ‘조금 손해 봐도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을 떠올렸습니다. N은 ‘많은 것을 가졌는데도, 소박한 사람’을 떠올렸고요.


해설을 해드리자면 (1)번 즉 내가 좋아하는 A 속에는 이런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내가 중요시하는 덕목, 혹은 미발굴되어서 그렇지 내 안에 잠재된 장점, 내가 갖고 싶은 지점이 숨어 있습니다. 


(2)번 물음, 즉 B에 대해서 저는 ‘자기 중심적인 사람’을 떠올렸습니다. N은 ‘거짓말하고 아첨하는 사람’을 떠올렸는데요. 내가 싫어하는 B 속에는 나의 이런 면이 숨어 있습니다. 나는 잘 참았는데, 상대는 그렇지 못한 지점, 그것의 반대 급부에 대해 내가 소중히 여기는 지점(예를 들어 자기 중심적인 사람 반대 급부에는 배려하는 사람이 있겠고, 아첨하는 사람의 반대 급부에는 솔직하고 정직한 사람이 있겠죠), 그리고 내 안에 숨어 있는 그림자(나에게도 그런 점이 숨어 있지만 꾹 밀어둔 지점), 또 현재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의 속성도 담겨 있습니다.


(3)번에 대해서는 뭐라고 쓰셨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A가 B의 속사정을 알고 있다면 조금이나마 이런 점을 측은하게 여길 것 같아요. B는 항상 본인이 대화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하고, 본인이 제일 많이 인정받아야 하는 강박이 있는데, 사실 이런 특성은 자기 확신이 없고 자존감이 결여되어 있을 때 표면적으로 팽창되는 에고의 한 특성이니까요(속으로 본인이 초라하다고 느낄수록 겉으로는 더 꾸미고 부풀리는 것처럼요). B의 이런 면을 이해한 A(무의식적 나의 큰 자아)는 “아, 너 진짜 사랑받고 싶었는데, 아무도 안 알아봐줘서 외로웠구나.”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N은 A가 B의 속사정을 알고 있다면, 이런 점을 측은하게 여길 것 같다고 합니다. “애가 셋이라, 그렇게 고군분투하며 살아남을 수밖에 없었구나. 부인도 아프다고 하던데. 가장으로 살려고 자기 버리며 애쓰며 살고 있구나.”


(3)번 속에는 무의식의 지혜와 이해가 담겨 있습니다. 이 지점이 발달하면 관계 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셀프 리더십(리더가 되었든 구성원이 되었든, 삶을 성장하게 하는 근간은 셀프 리더십에서 나오거든요)을 두텁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되죠. 


켈리의 말처럼 타자는 나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혹시 투사적 해석에 대해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제가 예전에 썼던 이 글을(클릭 ☞)http://persket.com/69 참고하시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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