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 Bresson)의 사진 에세이 《영혼의 시선》



어떤 작가를 좋아하세요?



저는

뭔가 무의식적으로 막연하게

알고 있는 것을 

글로 섬세하게 내놓는 작가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가 사진까지 

잘 찍는다면?

더불어 드로잉으로

순간의 핵심을

포착할 줄 안다면?



이 매력적인 작가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 Bresson)

입니다.



그는 섬세한 눈과 더불어

사유하는 힘을 갖고 있는

탁월한 예술가이죠.



가끔 울적한 날엔

그의 에세이집

《영혼의 시선》을 펴듭니다.



잠깐 그의 글을 살펴볼까요?



“나에게 카메라는 스케치북이자, 

직관과 자생(自生)의 도구이며, 

시각의 견지에서 묻고 

동시에 결정하는 순간의 스승이다. 



세상을 ‘의미’하기 위해서는, 

파인더를 통해 잘라내는 것 안에 

우리 자신이 포함되어 있다고 느껴야 한다. 



이러한 태도는 집중, 정신훈련, 감수성, 

기하학적 감각을 요구한다. 



표현의 간결함은 

수단의 엄청난 절약을 통해 획득된다. 

무엇보다도 주제와 

자기 자신을 존중하면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 (p.16)



우리도 어떠한 상황을

나만의 파인더로 잘라내고 인식하는 점에서 

사진가와 다를 바 없지요.



“엄청난 절약. 마음의 간결함.”

이 구절에서 잠시 멈춰 봅니다.



제가 인터뷰를 할 때마다 느꼈듯이 

대가들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시원하고 명쾌하지만 

그 안에는 인사이트가 있지요.



대상과 자기 자신을 향한 존중감.

그러한 존중감은 흩어진 마음을 

가지런히 모아주고

상처 받은 자리도 

독특한 형질로 바꾸는 힘이 있습니다.



그는 사진에서 점점

그림으로 인식을 확장해 나가는데요.
사진과 드로잉을 

이런 통찰로 연결 짓습니다.



“나에게 사진은 

순간과 순간의 영원성을 포착하는, 

세심한 눈으로부터
오는 자연스러운 충동이다. 



드로잉은 우리의 의식이 

순간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섬세한 필적으로 구현해낸다.” (p.41)




에세이집에 놓인 몇몇 사진들 중에 

시선을 잡아끄는 그의 사진들을 

살펴볼까요?


루마니아, 1975 Henri Cartier-Bresson




핏 보면 

남자가 여자를 

꼭 끌어안고 있어 

마치 보호하는 듯하지요.



그런데 어쩌면 

남자가 여자를 꼭 안고 

있음으로 인해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지 않나요?



그 둘의 관계성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게 되네요. 



저 둘 사이에는

집착(긴장)과 느슨함(이완)이

묘하게 공존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지점을

포착해 낼 수 있을까요?



또다른 사진 한 장 살펴볼까요?


프랑스 브리에서, 1968. 6 Henri Cartier-Bresson


널따란 평원에 있다가도 

저 오솔길 사이로 들어서면 

나만의 이야기를 따라

흘러가게 될 것 같습니다.



그 이야기에 둘러싸여

천천히 걷다 보면

뭔가 저 길 끝에 이르러

작은 실마리 하나

찾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아니면 뱅뱅, 끊임없이

생각의 틈 사이를 배회하게 될까요?



널따란 들판이 

하나의 우주라면

저 오솔길은 ‘생각의 집’처럼 느껴집니다.



마침내 저 길을 통과하면

무엇을 만나게 될까요?



어찌되었거나 

길 입구에서의 ‘작은 나’보다는

‘탁 트인 풍경’을

만나게 되겠지요.



뭔가 마음 둘 데 없이

허전할 날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그의 사진 에세이를

만나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그러면 ‘나만 알고 있는 오솔길’을

살랑살랑 산책 다녀온 기분이 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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